본문 바로가기
스토리노믹스/e스포츠칼럼

e스포츠 춘추전국시대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2020. 7. 31.

 

천하의 대세는 나누어 진지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지가 오래 되면 반드시 나누어 진다. “삼국지연의의 첫 문장으로 나관중이 선택 한 문구다. 중국의 정치 역사상의 흐름을 12글자로 요약한 명문으로 지금 시점으로 돌아봐도 정치 역사를 넘어 모든 경제 활동을 포함한 게임과 사업까지도 이와 같은 큰 흐름 안에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는 사람도 많으리라 생각된다.

 

 

삼국지연의 첫 문장 - 인류의 모든 부문의 역사의 수레바퀴를 12자로 표현했다

 

 

세계적 코로나 국면에도 불구하고 게임 관련 사업은 역대 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우리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면서 그 이면에 있는 많은 불안 요소들을 파악하고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게임은 이제 단순 제작 유통과 플레이 되는 기본 형태를 넘어 나머지 문화산업 전반에 대한 영향력이 거대해졌다. 크로스파이어는 수백억 드라마로, 영화 언차티드는 스파이더맨이 주인공이다.

 

 

7 18일 미국 테크 크런치의 기사에 따르면 미국 게임 업계가 사상 최고치의 매출을 찍었다고 한다. 전달 매출은 1.2B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고, 상반기 기준으로는 6.6B 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이는 2010 7B 매출 이후의 사상 최고수치라고 한다. 한국도 엔씨가 사상 최고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이런 흐름은 모든 부분에서 더 장기화 되리라 확신한다.

 

 

이런 긍정적 시장 상황에 e스포츠도 한 목 하고 있다. 기존에는 언젠가 잘될 거야. 수준의 공감대 라면, 지금은 그런 단계를 넘어 건설 및 리조트업을 하는 대명소노그룹부터 식품기반인 농심과 빙그레 한국야쿠르트는 물론이고 철강기반 기보스틸, 의류기반 코오롱, 기타 카카오등, 원래하던 삼성, LG, SK는 논외로 해도 이제 국내에서도 업종을 가리지 않고 e스포츠 사업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방향까지는 올바른 판단이지만 장기적으로 보기에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이 백억 대의 투자를 약속했지만 LOL 프렌차이즈 확정에 따른 이슈와 좋은 이미지만 얻으려 하는 시도들은 너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 누구도 기존의 성공만 답습하려 할 뿐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그나마 e스포츠 본연의 연계 업종인 스마일게이트 및 넥슨과 같은 게임 업체가 e스포츠뿐 아니라 자체 제작 종목을 위한 준비를 병행하는 부분이 위안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신작 개발을 위한 해외 스튜디오를 설립했으며 넥슨의 경우도 데브켓스튜디오 및 카트라이더:드리프트 개발사도 분사를 확정하여 개발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게임 이외의 타업종의 기업이 새로운 시도로 갑자기 신작을 개발하고 e스포츠화를 추진하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게임인구와 미래의 게임인구를 고려하면 종목의 수가 너무 적다. 물론 20년 전의 몇 개 수준을 넘어 이제 규모에 따라 다양화 되어 발전하고는 있지만 e스포츠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더 많은 안정적인 종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에서 참조할만한 스토리로 현대자동차 스토리가 있다. 현대자동차의 역사를 간략하게 보며 참조하면 신구의 조화와 앞으로의 방향성 확립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대차 내부적으로는 3개 새대로 구분된다. 최초로 설립한 1새대. 내연기관을 고도화한 2새대. 그리고 지금의 디자인 체계를 만든 3세대이다. 이는 창업주부터 지금의 3세 경영까지와 맥을 같이한다.

 

 

근면과 기술로 불가능한 것은 없으며 위대한 작품은 인내로 일군다는 경영철학의 정주영

 

 

창업 1새대의 경우는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물러나게 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2새대와 3새대는 불가피하게 생각의 차이와 목표로 하는 방향이 달랐을 것이다. 이는 현대차의 미래 성장 동력이 수소차와 전기차로 나누어지고 전기와 수소 내연기관 모두가 상생하게 될 것을 주장하는 바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회사의 운명은 알력이 아니라 현실이기에 답이 필요했다.

 

 

이런 난제에 대하여 현대의 3세대는 답을 찾아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소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이 많았다. 쉬운 길인 전기가 있는데도 왜 수소를 써야 하냐가 공격 포인트였다. 현대는 이 부분을 지혜롭게 풀어냈다. 바로 우버와 손 잡고 에어택시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에어택시는 무게가 중요한대 지금 기술로도 수소전지는 리튬이온에 비해 30%나 가벼운 상황인 것이다.

 

 

사업은 언제나 세상의 변화를 보며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대는 내연기관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동일 산업 군의 타 업체와는 차별화 되는 대응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력이 있기에 가능했지만 수소냐 전기냐의 물음에 양쪽 다 응답 함으로서 내부의 분란을 최소화 하고 외부적인 대응의 유연성과 에어택시를 통한 신 사업 도전 환경까지 구축한 것이기 때문이다.

 

 

TIME 지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으로 선정. 1946년 창업 후 48년간 소니를 이끌었다.

 

 

우리가 가는 길인 게임으로 돌아와서 한가지 사례만 더 살펴보자, 같은 업종이라도 업의 본질을 보는 방향이 다르다면 완전하게 다른 형태로 사업이 전개 될 수도 있다. 게임이라는 산업에 대해 닌텐도와 소니가 바라본 관점의 사례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시가 될 수 있다. 닌탠도와 소니는 서로 완벽하게 상반되는 방식으로 살아남은 기업이다. 한가지 공통점은 끝없는 자기혁신이다.

 

 

소니는 게임회사라기 보다는 사실상 금융회사로 봐야 한다. 하지만 게임회사라고 안 할 수도 없는 부분은 페이트 그랜드 오더 같은 단일게임으로 2019년 까지 누적매출 3.5조원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특화 된 종목들과 게임 이외의 사업들로 인한 포트폴리오 구성의 리스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려하는 사실이다. 회사의 정체성이 모호해 지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잠깐 언급한 소니와 닌텐도의 공통점인 혁신부분은 모두 대표들의 철학이 반영됐다. 하지만 소니의 경우는 후계자가 실패해서 고난과 역경의 시대를 거쳤으며 닌텐도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은 차이가 있을 뿐이다. 소니는 게임의 업의 본질을 기술과 비주얼, 스케일의 개념으로 보고 승부를 걸고 있으며 이는 마치 게임 분야의 중후장대 산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다.

 

 

족벌경영을 타파하고 이와타사토루에게 전권을 물려줬다 . 1949 년 취임 후  56 년간 닌텐도를 이끌었다 .

 

 

닌텐도는 완전 반대로 승부를 걸었다. 닌텐도가 보는 게임의 업의 본질은 재미, 놀이, 즐거움이다. 그 결과 야마우치가문의 족벌경영이 끝나고도 이와타사토루가 회사를 더 성장시켰으며 그가 이른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지만 한국에서 조차 일본 불매 운동과 상관없이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아쉬운 부분은 닌텐도가 스트리머나 e스포츠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사실 뿐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사실상 게임과 e스포츠 산업 모두에 있어 가히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라 불릴만하다. 중국과 일본에서 전국시대라는 단어 자체가 말 그대로 상시적인 배틀로얄 및 하극상의 시대로 표현되지만 그런 고통 뒤에는 반드시 발전이 있어 왔다. 제자백가를 통해 수많은 사상이 대두되고 문화의 발전을 통한 다양성이 확보 되며 중국이라는 세계관이 형성되었다.

 

 

확신 없는 행동은 성공할 수 없고, 확신 없는 사업은 성과가 없다. < 상군서 > 2400여년 전 천하통일의 기틀을 다진 상앙과 현대를 살아갔던 정주영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중국의 전국시대에 앞에서 언급한 제자백가와 같은 여러 사상이 나오고 각 국가는 그 사상을 채택하여 흥망상쇄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결국은 법가라는 사상과 여불위의 재물이 결합하여 천하통일에 성공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게임이라는 사상과 재물이라는 스폰서가 힘을 합쳐 e스포츠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작은 개발사도 하극상을 일으켜 천하에 중심에 설 수 있는 시대다.

 

 

역사가 기록 된 이래로 시대의 흐름과 역사적 숙명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유일하게 평등했던 부분은 오로지 시간이었다. 우리는 지금도 그 시간을 가지고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가장 늦다고 생각한 순간이 바로 가장 빠를 때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기업과 젊은이들이 더 재미있고 즐거운 게임을 끝없이 개발 할 수 있다.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의 밝은 미래에 확신을 갖고 끝없이 도전하자.

 

 

 

닌텐도가 자신만의 길을 가지 못 한다면 그것이 곧 회사의 끝일 것이다.

 

그건 자네들에게 달렸지만 항상 독특한 경험을 창조해야 하고

 

다른 회사들이 절대로 모방할 수 없는 것을 만들어야만 하네. 그것이 자네들의 사명이야.

 

닌텐도 야마우치 히로시 회장의 사망직전 마지막 인터뷰 중

 

 

 

by 한국이스포츠연구소 석주원 연구소장

댓글0